하지만, 세계 속에서 한국이라는 국가는 그저 한국에 불과하다. 한국은 알아도 한국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한국이라는 브랜드를 포지셔닝하는 데 실패한 가장 이유는 크게 2가지 요인이 있다. 첫 번째는 많은 사람들이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를 모른다는 것이다. 당연히 낮은 인지도가 제대로 한국을 브랜딩을 할 리가 없다. 둘째 요인은 한국에 대해 이미 형성되어 있는 기존 이미지였다. 한국은 해외에서 한국 전쟁으로 파괴되었고, 아직도 준전시 상태에 있는 나라로 인식되고 있었다. 그러니 당연히 그러한 나라에서는 TV와 자동차 같은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상상조차 못하는 것이다. 한국은 1인당 소득이 20000달러가 넘는 세계 13위의 거대한 경제 대국이지만, 글로벌 브랜드 지수는 겨우 33위에 불과하며, 이것이 큰 문제가 된다고, 이명박 대통령 또한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도시는 어떠한가? 21세기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미국, 중국, 영국과 같은 국가에 의해서 결정되지 않는다. 뉴욕, 홍콩, 런던과 같은 거대 도시들에 의해서 결정된다. ‘암스테르담’을 아는 사람은 많아도, 네덜란드의 한 국가로서 아는 사람은 드물다(네덜란드의 수도인데도 말이다.) 이처럼 이제 세계는 국가 단위가 아닌 도시 단위로 존재하며, 이에 따라 도시는 세계와 경제의 핵심 엔진 역할을 한다. 앞으로 도래할 새로운 세계는 하나의 통합된 지구촌이 아니라, 서로 다른 거대한 도시들을 잇는 하나의 네트워크가 될 것이다.
한국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한국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좀처럼 찾기 힘들다. 알고 있다 하더라도 정확하지 않고, 왜곡 되었으며, 시대에 뒤쳐진 사실들뿐이다. 도쿄, 홍콩, 런던, 시드니처럼 서울, 부산, 평창 등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실 따져보면, 서울, 부산, 평창 자체가 아직 하나 하나의 거대도시로서 자리매김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뉴욕, 런던 등은 미국, 영국보다도 훨씬 유명하고, 그 나라의 수도보다도 훨씬 많이 언급된다. 이들은 경제, 정치, 문화 등을 흡수하는 하나의 거대한 자석과도 같다. 국가의 존재와는 별도로 하나의 독립적인 도시로 자리매김 하며, 그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 홍콩을 방문하는 여행객 수는 인도 전체를 방문하는 방문객 수보다 훨씬 많다. 따라서 한국도 한국이라는 브랜드 전체를 구축하여 한국을 움직일 것이 아니라, 각각의 도시를 움직여 그 도시들이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핵심 도시들의 브랜딩을 통해 한국에 대해서 세계에 알려야 할 때이다.